소설/읽는 중

[라크리사]바람의 제국

낑깡9 2021. 6. 22. 22:00

조아라의 전설적인 연재작. 내가 아청법을 싫어하는 유일무이한 이유. 아청법이 글에도 적용된단 얘기 때문에 이 소설이 연중 습작 처리되었다.

제국
제국은 50개 왕국 연합이다. 개중 가장 힘이 강했던 왕이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나머지 왕은 황제의 신하가 되어 영토의 크기에 따라 공후백자남 작위를 받았다. 왕작을 가진 귀족은 영지 내에서는 왕으로 군림하며 가신을 두고 있다. 또한 작위와 무관하게 서로를 평등하다 인식하고 있다. 어느 정도 독립적인 외교권도 있는 듯.
    제국은 넓다. 소국에서 나라 전체가 가뭄에 시달릴 때, 제국에서는 가뭄과 홍수가 동시에 발생했다.

신화
50개 왕가는 각각 동서남북 바람의 신의 후손이다. 각 가문의 시초가 된 신화가 현재까지 실체를 갖고 내려오고 있다. 외부에서 보면 비상식적인 일이지만 당사자들은 '집안 내력'정도로 인식하는 듯. 느긋한 남풍 계열의 신화는 동화로 엮이기도 하지만, 북풍 계열 신화는 끔찍하다. 50개 왕가는 여타 귀족가문과 다르게 단 한 번도 직계의 피가 끊긴 적이 없다. 신화상의 힘이 실제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자식에게 비극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어른들이 노력을 하려는 것 같은 낌새가 있다. 뒷얘기 필요..
    피아나: 남풍. 원하는 재능은 얻지 못하고, 원하지 않는 계열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다.
    이오타: 북풍. 천재적인 검술+형제살해.
    황가: 북풍. 자신을 증오하는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재능
작품이 시빌의 성장기밖에 보여주지 않아서(...) 재능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아닌가 이게 만치랑 얽히면서 나온 에피소드여서 기억에 남았나?

'퇴치할 수 있는 괴물은 괴물일 뿐이지만, 퇴치할 수 없는 괴물은 별이 되지.'

시빌의 재능: 자수 바늘로 공중의 벌을 쏘아서 떨어뜨림. 암살자 칼을 빼앗아 제압함.(7세) 황제 왈, 검술을 배운 적이 없음에도 '본능적으로 가장 유리한 거리에 선다'. 웹툰화 필요. 그 거리가 무슨 거린지 글로 어떻게 압니까 ㅠㅜㅠ

만치의 재능: 성대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목을 포함해 안 늙음. 목주름x. 4옥타브 뛰어다닐 수 있음. (소프라노에서 바리톤까지?) 작곡가들이 섭외하고 싶어서 미쳐버림. 대충 불러도 심금을 울림. 가인이 되겠다고 유학 간 사막제국 황제 동생이 만치 노래 듣고 상심해서 자살함.

만치 아빠 재능: 만치 장례식에서 만치 태어났을 때부터 빠르고 섬세하게 그려서 책 한권 만들어냄. 시빌에게 보여줌 ㅠ

레샬 재능: 역사서에 나온 전투를 그대로 재현해서 첫 출전에 무손실로 상대 병력 몰살시킴.

차별
남녀는 대체로 평등하나 남자가 디폴트. 후작, 여후작. 관직에 성별에 따른 제한을 두지 않는다. 노예는 있지만 인종과는 관계없다. 이상향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곳.

꽃을 맞이하는 밤
아이가 16살(?)이 되면 검증된 사람과의 성관계를 통해 성에 대해 배운다. 엘렉트 왈 '제국 여인이 순결을 이유로 차별당하지 않는 이유'.

외모
시빌이 말하길 레샬은 못생겼지만 하이반탄 내에서 신하 후보로 뽑힌 걔보다는 잘생겼다. 왕족들은 못생겨도 못생긴 설정인 2D캐릭터 정도로 잘 생긴 게 틀림없다. 피아나 가문은 제사장을 겸하고 있어서 여자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자는 묶을 수 있는 길이로 기른다면서요? ㅠ

주저리주저리
'데미 어떻게 할 거야? 데미?' 작가님이 왜 하필 여기서 끊으셨을까.. 아청법이 하필 이런 데서 걸리지 않았으면, 뒷얘기 쓰기 쉬운 데서 터졌으면 작가님이 연재를 더 하지 않았을까? 눈물이 난다. 내가 잘 한 일은 바람의 제국을 3회독한 것이고, 잘못한 일은 3회독밖에 안 한 것이다.

미치겠다 시빌 아빠 이름이 생각 안 나. 카이너가 아빠 맞나? 여튼 카이너가 라티느를 '촌뜨기'로 불렀는데 그게 나름의 애칭으로 밝혀지고 나서 기분이 이상했다. 몰라야 할 것을 알아버린 것 같아. 알콜중독 치료하려고 식사 때 딱 술 한 잔씩만 두고 마시는 그림이 너무 생생하게 그려졌다. 광증에 알콜중독도 있어서 광증을 '술 때문'으로 퉁치고 치료 시작할 수 있다니 인생사 새옹지마인가.
    작중 예텔, 페테옐, 시빌이 가정폭력에 노출된 어린아이들이지만 하이반탄의 왕자와 공주로 신하들에겐 숨쉬듯이 수발받고 교육도 수준급으로 받았다. 시빌이 무슨 시구를 줄줄줄 외우던데(카를 앞에선 못 하는 척 했지만). 만치나가 시빌의 신하가 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를 왕으로 모시는 신하들이 무릎 끓고 신발도 신겨주고 머리카락에 붙은 풀도 털어주잖아요. 만치나는 그걸 자연스럽게 받고. 라티느가 거머리들 만날 때 하이반탄 성 묘사 보면, 어디는 16c 풍, 어디는 17c 유행으로 꾸며졌단 걸 읽고 '아, 이게 귀족과 졸부의 차이구나.'했다.
   시빌이 마성의 여자라 카를도 홀리고 옆나라 황제도 얘한테 여지를 주고 기타등등 더 있다면서요. 난 작가후기 읽기 전엔 카를이랑 시빌에게 고백한 그 남작영식밖에 없는 줄 알았지. 로코 동생 유니스는 나이차 한참 나는 레샬을 좋아하고. 배경이 이너서클이라 미성년x성년 연애요소가 별로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비슷한 계급끼리 결혼하려면 사람이 없는 걸 어떡하라고. 시빌이 아무리 꼬질하게 다녀도 배경은 하이반탄(성), 황궁, 황실 별장, 다른 귀족 집(성). 만나는 사람은 거기서 거기겠지. 데미처럼 같이 성장한 경우가 아니면 신하는 대등한 대화상대로 취급하지 않는 것 같고, 시빌 경로에 실제 하인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데미 외에는 서술상 투명하던데. 그리고 데미도 결국 귀족이잖아요.
    이 글이 신고를 받는다면 신분제 때문이지 미성년자 성착취는 아니라고! 이미지 1도 없는 글에 보호해야 할 아동이 어디 있나! 소설에서 등장하는 아동 이미지는 독자 머릿속에서 꺼낸 거지 작가가 실제하는 아동을 데려온 게 아니잖아?? 아동 성범죄 형량은 이따위면서 소설 속에 미성년자 등장하면 불법이라는 게 말이 되나. 태어나서 20살 시민권 얻기 전까지는 성에 관해 투-명하게 취급하라고? 소급 적용해서 롤리타부터 검열하던가. 개빡쳐. 20살 땡 치면 포르노 ok인 것도 짜증나.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목련꽃같은 가슴 ㅇㅈㄹ 학창시절의 추억이면 상대 미성년자니까 작가부터 책임자까지 싸그리 긁어서 아청법으로 처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