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합니다.
몇 번이나 재탕한 만화책. 덕분에 구체관절인형도 샀다. 모처럼 다시 읽은 김에 내가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적어보려고 한다. 처음 출판되었던 '감은 세계'의 이야기다.
줄거리
히키코모리 중학생 사쿠라다 준은 통신판매로 수상쩍은 물건을 샀다가 환불하는 게 취미다. 어느 날 평소처럼 산 저주인형이 걸어다니더니 말도 하기 시작하는데. 이제는 인형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
작가님의 진심
나는 이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봤는데, 만화책에 그려진 레이스를 보고 충격받았다. 굳이- 이렇게까지? 온갖 정성을 들여서 그려놓은 인형들과, 대충 배경과 비슷한 밀도로 그려진 인간을 비교하면 납득하게 된다. 로젠 메이든 시리즈는 정말로 아름답고 특별한 인형들이구나! 그 레이스 때문에 만화책을 소장하기로 했다.
짝사랑으로 움직이는 세계
로젠메이든에는 연애감정과는 다른 짝사랑이 흐른다. 인형은 인형사 로젠을 사랑한다. 로젠은 아마 그의 이상향을. 준은 신쿠를, 노리는 준을, 스이세이세키는 소우세이세키를. 둘의 감정은 같지 않고 문제가 넘치지만 사랑으로 덮으면 해결된다. 그게 위로가 된다. 그래 내 인생도 짝사랑 투성이지만 아무 문제 없이 잘만 굴러간다.
라그나로크
앨리스게임은 데스매치로 알려져 있지만 인형들은 기꺼이 참전한다. 나는 자기 목숨을 도박패로 거는 이야기를 아주 좋아한다. 타올라라 부나방! 미래엔 6/7 확률로 죽겠지만 오늘은 함박스테이크에 기뻐하는 삶. 이 책이 미완이지만 그런대로 괜찮게 느껴지는 건 앨리스게임 때문일 것이다. 내가 보지는 못했지만 어떻게든 결말이 나기야 하겠지.
구체관절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좋아한 장면은 신쿠가 속옷 차림으로 준 침대위에 누워있는 것. 준이 구체관절을 보고 신쿠가 인형이라고 깨닫고 낯설어하는 장면을 좋아한다. 만화책에서는 신쿠가 "나는 불완전해" 외치는 대사를 좋아한다.
이건 인형이니까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상대해야 돼. 지금까지 해온 게 맞나? 내가 저걸 가엾어해도 되나? 낯설지만 안전이 증명된 상대.
신쿠는 자기가 인간이 아니라 인형인 걸 알고, 인형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기 위해 노력한다. 쵸비츠와는 다르다. 로봇에 감정을 넣다니 그런 귀찮아질 일을 뭐하러 한담.
'기타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활코딩]WEB1 (0) | 2022.09.08 |
---|---|
[최동훈]외계+인 1부 (0) | 2022.07.28 |
[이상용]범죄도시2 (0) | 2022.06.24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방문 후기 (0) | 2022.06.24 |
뮤지컬 빨래 (0) | 2022.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