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감상문

2021 AHAF 서울 방문 후기

낑깡9 2021. 12. 4. 22:00

키아프를 놓친 아쉬움으로 방문한 아시아호텔아트페어 서울.

안녕인사동 호텔 12,14층과 지하 1층 전시홀에서 열렸다. 같은 건물이더라. 마지막 날인 21일 방문했다. 입장료는 15000원, 둘러보는 데 2시간 반 걸렸다.
  작품 가격대는 부산아트페어보다 낮았다. nn만원 짜리도 다수 있고(청년작가), 억대는 못 봤다. 내 취향이 아니라 가격을 안 물어봤을 수도, 마지막 날이라서 다 팔렸을 수도 있지만.

AHAF 입장권

기대한 것: 그림을 집에 걸었을 때의 분위기를 볼 수 있다.

실제: 한정된 공간에 가득 전시된 그림들

호텔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의 전시라 홀에서는 눈에 띄지 않을 소품들이 잘 보였다. 그릇, 찻잔, 작은 조각상 등등이 초라해보이지 않고 아기자기하게 예뻤다. 주위가 어둑해서인지 반짝이는 질감을 가진 것들은 유독 빛나보였고. 특히 그림과 깔맞춤한 침구류는 호텔아트페어만 벼르고 있던 것 같다.
  한 층의 호텔 방 전체를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엘리베이터까지의 동선과 채광에 따라 방 크기가 달라지는 자본주의의 맛. 원룸과 1.5룸. 신기할 정도로 발소리를 잘 먹던 두꺼운 카펫. 청소 때문에 집에는 두고 싶지 않지만 걷는 내내 기분 좋았다.

내겐 BIAF보다 덜 즐거웠던 전시였다. 왤까.
1) 쇼핑 피로: 전날까지 겨울 대비 쇼핑하다가 빡빡한 작품 보고 지쳤다.
2) 좁다: 인상깊은 작품은 12, 14층에 많았지만 정작 사진찍고 메모한 건 지하 1층 홀 작품들 뿐이다.
  뭐라도 살 생각으로 가면 작품 하나하나가 잘 보이고 재밌을 것 같다. 난 구경하러 간 거라.

<인상깊었던 작품>

 

장유정, Gold pearl line

찻잔세트가 55만이던가? 핸드페인팅이라고 한다. 저 균일함이 어떻게 손에서 나오지? 예술가들이란 놀랍다.

김인태, M

귀여운 알.

 

이상미, om my rabbit

귀여운 사과. 이 옆에 전시되어 있던 설치미술이 인상깊었다. 둥글둥글하게 자른 빨간 카페트(?)였는데, 작품의 힘인지 조명의 힘인지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웠다. 나는 대부분의 설치미술을 흉몰스럽다고 생각해왔는데 말이지. 그건 대체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옆에 있던 비슷한 분위기의 사과를 찍어왔다.

 

윤위동, 유충목, Circulate

캔버스에 유리알이 붙어있다. 귀엽다. 이런 게 보호색 아닐까.

 

설명서가 붙어있지 않았던 귀여운 샹들리에. 밤인지 녹슨 건지 까맣지만 귀엽다.

 

김정은, Winter tree 1

예쁜 그림. 귀엽다. 저걸 산다면 집 어디에 걸어놓을 수 있을까 잠깐 고민했다. 

 


<배운 점>

가격은 절대적인 게 아니고 흥정이 되는구나. 구매 의사가 확실하다면 몇천만원을 깎아줄 수 있다니. 프리미엄 거래나 중고거래나 내겐 너무나 낯선 시장이다. 이익은 줄어들 수 있지만, 비용은 합의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