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냠냠

[서면 전포]수수하지만 굉장해 후기

낑깡9 2021. 9. 8. 22:00

추천받아 먹으러 간 돈까스 맛집.
훌륭한 음식점! 단일메뉴 12500₩

안심은 먹었다

나는 여태 돈까스는 돈까스라고 생각했다. 이 집 돈까스는 까스다. 튀겨낸 고기.

오른쪽부터 안심, 특등심, 등심. 다 먹으면 유자 슬러쉬를 준다. 육즙이 뭔지 느껴지는 훌륭한 고기.

첫인상은 '다른 데보다 고기가 두껍네'. 안심 두 쪽을 먹고 깨달았다. 이 집은 고기가 주인공이다.
널찍한 돌판에 뿌려놓은 소금, 돈까스 소스는 갈색 종지가 전부. 소스는 고기 맛을 느끼는 데 방해되니까. 식탁 위에는 샐러드 소스만 있고 밥은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푼 양이다.

남자들 최애 메뉴가 돈까스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세상에 많고많은 요리가 있는데 하필 돈까스라니 저렴한 취향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고기를 좋아하는 거구나. 안심, 등심을 먹어가면서 요리사의 취향과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사람이 돈까스 먹으러 다니는구나.
나는 앞으로 돈까스집은 안 가야겠다! 한 끼에 이렇게 고기 많이 먹는 건 내 취향이 아니야. 연근튀김이랑 단호박튀김이 맛있어! 단백질은 다진 돼지고기 1스쿱으로 충분하다구!

당신의 취향을 좁힐 수 있는 훌륭한 요리! 훌륭한 음식점! 반쯤 먹고 배불렀지만 끝까지 맛있었다. 한 끼 때운 게 아니라 음식에 대해 새로운 경험을 했다. 찾아갈 가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