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겸]여왕 쎄시아의 반바지/위즈덤하우스
웹툰 보고 거슬러 올라감.
평민이 재능 하나만 믿고 모험을 떠나서 명성을 얻고 왕의 측근이 되어 왕족과 연인이 되는 평범한 자수성가 이야기. ver 여주.
남주는 그냥 성공하면 되지만, 여주는 페미니즘이라는 발판을 밟아야 평범하게 성공할 수 있다. 결론이 발판 찬양이 아니라 읽은 보람이 있었다. 목표랑 성공을 보여줘. 발판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면 비문학을 읽지 소설을 왜 보겠어.
여작가 소설 중에 성범죄자 단죄 비중이 너무 커서 하차한 소설이 한사바리요(걔가 주인공임?) 주인공이 인생을 고대로 남자한테 갖다 바쳐서 먹은 고구마가 한 수레다(걔가 주인공임??). 좋은 남자한테 픽미업 당한 썰 읽고 나면 힘 빠진다.
남작가 소설 하차 사유는 좀 다르다. 주인공이 하는 일이 서열질밖에 없어서 하차한 게 반(내가 제일 세 크롸롸 울부짖었다), 빻은 여성관 자꾸 등장해서 지뢰 하차가 반.
유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확실하게 주인공이라 좋았다. 재밌었어. 짧은 퀼로트랑 푸르푸앵 입고 뛰어다니는 유리 너무 귀여워. 과일 젤로 좋아하는 유리 귀여워. 돈 좋아하는 유리 귀여워. 주인공이 돈 좋아하고 음식 먹는 내용이 나오면 재밌는 소설이라지. 진짠가 보다.
인형옷을 만드느라 평면패턴을 야매로 배웠다. 얼추 아는 내용이 나와서 흥미진진했다. 인형은 회사마다 바디가 제각각으로 생겨서 평균 따윈 없고, 탄력 없고, 관절 움직일 때마다 팔다리 길이가 훅훅 변해서 바디에 줄 그어서 입체같은 요상한 평면패턴 만들어 쓴다. 사람용은 수학이었구나.. 배우면 인형옷 제작에 도움이 될까? 예쁜 옷 갖고싶다 흑흑흑. 부자가 되어서 현대 생활복답지 않은 금자수 빡빡하고 산호단추 달린 옷 입고 싶어.
실크에 주름을 잡겠다고 도자기 사이에 넣고 쪄낸다니 어후. 의상학과 가면 원단별로 씨실 날실 구성비도 배우나보지. 유리가 재봉틀을 만들지 않은 건 전공에서 안 나온 내용이기 때문일까? 문명은 겹겹이 쌓인 지층 같아. 옷 사입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